베란다에 서 있던 ‘엄마’
평소처럼 늦은 밤, 방 안에서 몰래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집은 고요했고, 부모님은 이미 주무시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베란다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처음엔 바람이 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분명히 누군가가 서 있는 기척이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베란다를 바라보자,
유리창 너머로 엄마가 서서 나를 보고 있었다.
표정도 없고, 말도 없고, 그냥…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가만히.
나는 놀라서 아이패드를 떨어뜨릴 뻔했다.
“엄마… 왜 그래…?”
그런데 대답이 없었다.
눈만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겁이 나서 방 밖으로 뛰쳐나가 부모님 방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침대 위에서 자고 있는 엄마가 보였다.
숨소리까지 규칙적이었다.
분명히, 확실히, 엄마는 방 안에서 자고 있었다.
다시 베란다를 확인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그날 이후로 베란다 쪽은 밤마다 커튼을 꼭 닫는다.
가끔은 커튼 너머로 무언가가 스치는 소리가 들리지만
확인할 용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