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간주나무

옛날, 어느 부유하고 경건한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고,
매일같이 집 앞에 서 있는 노간주나무 아래에서
하느님께 아이를 내려달라고 기도했다.
어느 겨울날,
아내는 그 나무 아래에서 사과를 깎고 있었다.
그때 손가락을 베었다.
붉은 피가
눈 위로 똑똑 떨어졌다.
그녀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눈처럼 희고… 피처럼 붉은 아이를 가질 수 있다면…”
몇 달 뒤, 그녀는 아이를 가졌다.
그러나 몸은 점점 쇠약해졌고,
노간주 열매를 먹은 뒤 더욱 심하게 앓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음을 예감한 날,
남편에게 말했다.
“내가 죽으면…
나를 이 노간주나무 아래에 묻어주세요.”

한 달 뒤,
그녀는 아들을 낳았다.
아이는 눈처럼 희고,
피처럼 붉었다.
그리고 그 순간,
어머니는 숨을 거두었다.
남편은 약속대로
그녀를 노간주나무 아래에 묻었다.

시간이 흘렀다.
남자는 다시 결혼했다.
새어머니는 딸 하나를 낳았고,
그 딸—마를린헨—만을 사랑했다.
그러나 전처의 아들은
눈엣가시였다.
그 아이가 사라지기만 한다면,
모든 것은 자신의 딸의 것이 될 터였다.

어느 날,
새어머니는 아이를 집 안으로 불렀다.
상자 안에는 사과가 가득 들어 있었다.
“사과 먹고 싶니?”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안에서 하나 꺼내 보렴.”
아이가 몸을 숙여
상자 안을 들여다본 순간—
쾅.
뚜껑이 내려앉았다.
아이의 목은 잘려 나갔다.
새어머니는 아무렇지 않게
아이의 머리를 다시 몸 위에 얹고,
목을 천으로 묶었다.
그리고 아이를
의자에 앉혀 놓았다.
무릎 위에는
사과 하나를 올려두었다.

딸을 불렀다.
“오빠한테 가서 사과 하나 달라고 해.”
마를린헨은 아무것도 모른 채
다가갔다.
“오빠, 사과 하나만 줘.”
대답이 없었다.
“오빠…?”
여전히 아무 말도 없자,
어머니가 뒤에서 말했다.
“세게 한번 때려봐.”
마를린헨이 오빠의 얼굴을 치자—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이의 죽음은
그 순간 완성되었다.
마를린헨은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내가… 내가…”
그러나 새어머니는 말했다.
“쉿. 아무 일도 아니야.”

그날 저녁,
새어머니는 아이의 시체를 잘라
피와 함께 요리했다.
짙은 냄새가 집 안에 퍼졌다.
아버지가 돌아왔다.
“아들은 어디 있지?”
“외삼촌 집에 갔어요.”
식탁에는
고기 요리가 놓여 있었다.
아버지는 그것을 먹었다.
“이건 정말 맛있군.”
그는 뼈까지 긁어 먹었다.

마를린헨은
몰래 그 뼈들을 모았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그리고 손수건에 싸서
노간주나무 아래에 묻었다.

그 순간,
나무가
조용히 흔들렸다.
안개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한 마리의 새가
나무 속에서 나왔다.
그 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