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니 - 산속 기와집에서 울음소리로 사람을 불러내던 ‘목소리 악귀’
그날은 산에 갈 생각이 아니었다.
친구랑 계곡 쪽으로 차를 몰고 갔다가 길을 잘못 들었다.
네비는 자꾸 끊겼고, 산길은 포장도로였다가 어느 순간 흙길로 바뀌었다.
해가 지기 전에는 내려가자고 했다.
그런데 길이 이상했다.
분명 같은 갈림길을 세 번 지나쳤다.
오른쪽에 부러진 소나무가 있고, 왼쪽에 파란 비닐이 걸린 묘가 있는 길.
처음엔 우리가 착각한 줄 알았다.
두 번째는 웃었다.
세 번째는 아무도 말 안 했다.
그때 산 위쪽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진짜 아이인 줄 알았다.
“엄마……”
작았다.
멀리서 들리는데, 또렷했다.
친구가 차를 세웠다.
나는 세우지 말라고 했다.
산속에서 아이 목소리가 나는 게 말이 안 되잖아.
근데 친구는 이미 문을 열고 있었다.
“누가 길 잃었을 수도 있잖아.”
그 말이 맞아서 더 싫었다.
우리는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소리 나는 쪽으로 올라갔다.
길이라고 하기엔 애매했다. 낙엽이 쌓여 있었고, 오래된 돌계단 같은 게 반쯤 묻혀 있었다.
아이 울음소리는 계속 났다.
“엄마……”
그런데 이상한 게 있었다.
소리가 가까워지지 않았다.
우리가 아무리 올라가도 같은 거리에서 들렸다.
한참 올라가다 보니 산속에 집이 하나 나왔다.
기와집이었다.
사람 사는 집은 아니었다.
담장은 무너져 있었고, 대문은 한쪽이 내려앉아 있었다.
마당에는 잡초가 허리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집 안쪽에 불이 켜져 있었다.
정확히는 불빛 같은 게 새어나왔다.
전기 불빛이 아니라, 촛불 여러 개가 흔들리는 것 같은 노란빛이었다.
친구가 작게 말했다.
“여기 뭐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집 안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번엔 아주 가까웠다.
“엄마……”
친구가 대문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나는 팔을 잡았다.
“가지 마.”
그 순간 안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났다.
“왔니?”
우리 둘 다 굳었다.
아이 목소리가 아니었다.
늙은 여자 목소리였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그 목소리가 친구 어머니 목소리로 바뀌었다.
“민수야, 들어와.”
친구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 친구 어머니는 그때 병원에 계셨다.
산속 기와집 안에 있을 리가 없었다.
나는 친구 팔을 잡고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집 안쪽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났다.
이번엔 내 목소리였다.
“괜찮아. 들어와도 돼.”
내가 한 말이 아니었다.
내 목소리가 집 안에서 들렸다.
대문 안쪽 마당에서 뭔가가 움직였다.
처음엔 검은 개처럼 보였다.
몸을 낮게 깔고 있었다.
그런데 개가 아니었다.
작은 사람 같았다.
팔과 다리가 너무 말랐고, 머리가 몸에 비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