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나무 아래에서 들렸다는 울음소리
조선 후기 관청 문서에 “매화나무 아래에서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는 말이 있다.
조사해보면, 그 문장 그대로 확인되는 사료는 찾기 어렵다.
적어도 공개된 조선왕조실록,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국가유산 자료, 관련 논문 검색 결과 안에서는 “매화나무 아래 여인의 울음”이라는 형태의 확정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 이야기가 완전히 뜬금없이 만들어진 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조선시대 기록과 야담에는 귀신, 여귀, 원혼, 밤중의 괴이한 소리 같은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성종 때 기록에는 도성 안에 요귀가 많다는 말이 조정에서 거론되었고, 어느 집에는 귀신이 기물을 옮긴다는 보고도 올라왔다. 왕은 궁중 나무에서 우는 부엉이를 두고 “무엇이 괴이하겠는가”라고 했지만, 신하 중에는 화포로 물리치자는 말까지 꺼낸 사람이 있었다.
그러니까 당시 사람들에게 이런 일은 단순한 농담거리만은 아니었다.
믿는 사람도 있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무당을 불러야 한다는 쪽도 있었고, 그냥 두면 사라진다는 쪽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말들이 실제 기록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밤마다 여자가 나타난다.”
“새로 온 수령이 죽었다.”
“원한을 풀어달라고 했다.”
이런 구조는 한국 원혼 설화에서 반복된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밀양의 아랑 설화다. 아랑은 억울하게 죽은 뒤 원귀가 되어 신임 태수 앞에 나타나고, 자신의 죽음과 범인을 알린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이 이야기를 “억울하게 죽은 아랑이 원귀가 되어 자신의 원한을 푼 뒤 변고가 없어졌다는 설화”로 정리한다. 이 이야기는 홍직필의 「기영남루사」와 19세기 야담집에도 실려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귀신 자체보다 구조다.
억울하게 죽은 여인.
밤에 나타나는 형체.
새로 부임한 관원.
범인을 밝힌 뒤 사라지는 원혼.
이 틀이 워낙 강해서, 지역마다 비슷한 이야기가 다른 이름으로 다시 전해졌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에는 대나무숲이 들어가고, 어떤 이야기에는 우물이 들어가고, 어떤 이야기에는 오래된 나무가 들어간다. 매화나무 아래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이야기도 그런 변형 중 하나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문제는 “매화 아씨”라는 이름이다.
조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매화’라는 이름은 「강릉매화타령」 쪽에 가깝다. 이 작품에서는 골생원이 매화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슬퍼하고, 사또가 매화를 귀신처럼 꾸며 골생원을 속이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 원혼 사건이라기보다, 골생원을 조롱하고 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