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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호러

야근하던 밤, 비어 있는 방송실에서 들려온 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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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 일하던 때, 어느 평범한 평일 밤에 겪은 일이다.

그날도 늘 그렇듯 야근이었다. 같은 학년을 맡고 있는 A 선생과 나(T라고 하자)는 교무실에서 남은 서류를 정리하면서, 반 아이들 이야기 같은 가벼운 잡담을 하고 있었다. “○○군이 또 결석이네”, “△△양 키 진짜 많이 컸더라” 같은, 별것 아닌 이야기들이다.

A 선생은 요즘 들어 유난히 괴담에 빠져 있었다. 교무실에서 둘이 남게 되면 꼭 학교에 얽힌 무서운 이야기를 꺼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T 선생, 이 학교 괴담 하나 더 있는데 들어보셨어요?”

“제2교사동 2층에 귀신 나온다는 그 얘기요?”

“그것도 있는데, 사실 하나 더 있어요.”

나는 반쯤 웃으면서 “밤에 학교에서 그런 얘기 하지 마세요” 라고 넘겼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미 학교 전체가 이상할 만큼 조용해서, 괜히 말만 들어도 긴장됐다. 복도 불은 최소한만 켜져 있고, 창밖 운동장은 새까맣게 잠들어 있는 시간이었다. 순찰은 이미 마쳤지만, 빈 교실들을 생각하면 등 뒤가 조금씩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A 선생은 그런 내 반응이 재미있는지 또 다른 괴담의 도입부를 꺼내려 했다.

“예를 들면, ○○군이 좋아하는 애가…”

바로 그때였다.

“티 선생… 티 선생… 제2교사동 2층 연결 복도로 와 주십시오.”

교내 방송이 터졌다.

뜬금없는 호출에 우리는 동시에 굳어버렸다. 목소리는 분명 A 선생의 음색이었다. 그런데 교무실에서 내 옆에 있는 A 선생은, 그 순간 종이처럼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방송 스피커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이크는 잠겨 있는 방송실에 있어야 했고, 누구도 거기로 올라간 적이 없다.

“…이게, 제가 말하려던 ‘두 번째 무서운 이야기’예요.”

A 선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제야 몇 달 전부터 교무실에서 떠돌던 소문이 떠올랐다. 밤 늦게까지 남아 있는 교사를, 정체 모를 “교내 방송”이 특정 장소로 불러낸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장소에 혼자 가면, “누가 있었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머리로는 “장난이겠지”라고 합리화를 하면서도, 손이 가늘게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날따라 학교는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다른 층에서 나는 발소리도, 청소 도구 끄는 소리도,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결국 그 부름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채점하지 못한 시험지를 가방에 마구 쓸어 담고, 서로 눈도 잘 못 마주친 채 교무실 불을 껐다. 정문을 나설 때, 스피커에서 아주 작게 “칫…” 하고 혀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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