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역 휠체어 아저씨 괴담
2017년 6월, 고양 지역 인터넷카페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제목은 자녀를 둔 부모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식이었다.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자신의 아들이 주엽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휠체어를 탄 남성을 만났다고 했다. 그 남성이 “학생 나 좀 도와줘”라며 휠체어를 밀어달라고 했고, 아들이 도와주자 건물 안쪽으로 데려가려 했다는 이야기였다.
글은 거기서 더 세졌다.
아들이 불길한 느낌을 받고 화장실에 간다고 말한 뒤 빠져나왔고, 그 남성이 갑자기 일어나 스스로 휠체어를 끌고 갔다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아들의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며 다른 사람들도 조심하라고 했다.
이야기는 빨리 퍼졌다.
장소는 주엽역이었다.
대상은 학생이었다.
상대는 휠체어를 탄 남성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벌떡 일어났다”는 장면이 있었다.
사람들이 겁먹기 좋은 조건이 다 들어 있었다.
댓글에는 비슷한 반응이 달렸을 것이다.
봤다는 사람, 조심하라는 사람, 아이들한테 알려야 한다는 사람, 휠체어가 위장 아니냐고 묻는 사람.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는 달랐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이 괴담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주엽역 주변을 탐문하고 CCTV를 확인했으며, 글쓴이와 글에 등장한 아들을 면담했다. 그 결과 글 내용과 같은 사건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확인된 내용은 이랬다.
글쓴이의 아들은 예전에 주엽역 인근에서 장애인의 휠체어를 밀어준 적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전하는 과정에서 글쓴이가 오해했다.
글에 나온 아들은 학생이 아니라 20대 후반 직장인이었다.
카페 글과 비슷한 사건이 접수되거나 수사된 일도 없었다.
즉, 인터넷에서 퍼진 이야기의 핵심 장면은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학생이 유인당했다.”
“휠체어 탄 남자가 갑자기 일어났다.”
“비슷한 피해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말들은 사람들을 움직이기엔 충분했지만, 확인 결과 사건으로 성립하지 않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이야기가 단순히 “거짓 괴담이었다”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선의로 경고 글을 올렸을 수 있다.
실제로 글쓴이도 다른 피해가 생기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글을 올린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선의가 있었다고 해서 결과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 글 안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순식간에 수상한 사람으로 바뀌었다.
도움을 요청한 행동은 유인 시도로 읽혔다.
휠체어는 위장 도구처럼 취급됐다.
실제 사건이 아니어도, 이런 글은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다.
특히 지역 카페에서는 더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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