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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괴담

쿤틸라낙 - 창문 틈으로 스며들어 “아기 줘”라 속삭이는 긴 머리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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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언니는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집 안에는 여자들만 있었다.
엄마, 이모, 동네 산파, 그리고 나.

남자들은 앞마당 쪽에 있었다.
문 가까이 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는지, 다들 조용했다.

처음엔 그냥 더운 밤이었다.

창문은 닫혀 있었고, 얇은 커튼만 조금 흔들렸다.
밖에는 바나나나무가 있었다.
잎이 커서 바람이 불면 마당 전체가 긁히는 소리처럼 들렸다.

언니가 배를 붙잡고 숨을 몰아쉬었다.
산파가 계속 괜찮다고 했다.

그때 밖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났다.

작았다.

정말 갓난아이가 우는 소리였다.

나는 순간 언니가 이미 낳은 줄 알았다.
근데 언니는 아직 방 안에 누워 있었다.

엄마가 나를 봤다.

“창문 보지 마.”

그 말이 더 무서웠다.

아기 울음소리는 조금씩 가까워졌다.

처음엔 마당 끝이었다.
그 다음엔 창문 아래였다.

그리고 바로 유리 너머에서 들렸다.

응애.

응애.

근데 이상했다.

울음 사이에 여자가 웃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
아주 작게.

히히.

히히히.

이모가 입으로 기도문을 중얼거렸다.
산파는 언니 다리 쪽에 앉아서 절대 밖을 보지 말라고 했다.

언니가 갑자기 울면서 말했다.

“누가 내 이름 불렀어.”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

그 순간 방 안 냄새가 바뀌었다.

처음엔 꽃 냄새였다.
하얀 꽃. 장례식장 근처에서 맡은 적 있는 냄새였다.

그런데 바로 썩은 냄새가 섞였다.
오래된 고기랑 젖은 천을 한꺼번에 둔 것 같은 냄새였다.

창문이 천천히 긁혔다.

끼익.

끼익.

나는 참지 못하고 커튼 쪽을 봤다.

커튼 아래로 머리카락이 보였다.

검은 머리카락이 창문 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처음엔 한 줌이었다.
그러다 점점 길어졌다.

창문은 잠겨 있었다.

그런데 머리카락은 안으로 들어왔다.

엄마가 내 얼굴을 잡고 돌렸다.

“보지 말라고 했잖아.”

그때 언니가 비명을 질렀다.

창문 밖에서 손이 올라왔다.

여자 손이었다.
손가락이 너무 길었다.
손톱도 길었다.

그 손이 유리를 천천히 쓸었다.
손톱 끝이 유리에 닿을 때마다 가늘게 소리가 났다.

그다음 목소리가 들렸다.

“아기 줘.”

사람 목소리였는데, 목 안에 물이 찬 것처럼 들렸다.

산파가 소리를 질렀다.

“눈 감아!”

언니는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밖의 여자가 다시 말했다.

“내 아기 줘.”

그 말이 끝나자 바나나나무 잎이 한꺼번에 흔들렸다.
바람이 분 게 아니었다.
누가 나무 위에서 내려오고 있는 것 같았다.

천장이 울렸다.

쿵.

또 쿵.

집 위를 긴 손톱으로 짚고 기어가는 소리가 났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귀를 막았다.

그런데도 들렸다.

창밖의 아기 울음소리.
여자 웃음소리.
언니가 숨을 삼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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