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토리바코 (아이를 빼앗는 상자) - 틈이 열리자 흘러나온 ‘작은 뼛조각’과 안에서 들린 울음
처음 그 상자를 본 건 친구 집이었다.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오래된 창고를 정리하던 날이었다.
우리는 별생각 없이 먼지 쌓인 상자들을 밖으로 꺼내고 있었다.
낡은 족자, 깨진 그릇, 검게 변한 목제 불단 장식 같은 것들이 나왔다.
그중에 작은 나무 상자가 하나 있었다.
손바닥 두 개 정도 크기였다.
퍼즐처럼 나무 조각이 맞물려 있었고, 표면에는 이상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친구가 말했다.
“이거 비싸 보이지 않냐?”
나는 만지지 말라고 했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상자를 본 순간 기분이 나빴다.
나무 냄새가 아니라, 젖은 피가 오래 말라붙은 냄새 같았다.
비유가 아니다. 철 냄새가 났다.
친구 어머니가 그 상자를 보자마자 얼굴이 굳었다.
“그거 어디서 났어?”
친구가 창고 뒤쪽에서 나왔다고 했다.
어머니는 상자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여자들은 방에 들어가 있어. 애들도 데리고.”
그 말이 이상했다.
그 집에는 친구 여동생이 있었다.
초등학생이었다.
여동생은 그 상자를 보자마자 배가 아프다고 했다.
처음엔 꾀병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입술이 하얗게 질리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친구 어머니는 바로 이웃 할아버지를 불렀다.
할아버지는 상자를 보더니 욕을 했다.
“왜 아직도 이게 남아 있어.”
그때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친구는 열어보자고 했다.
열어보면 뭔지 알 거 아니냐고 했다.
할아버지가 친구 손목을 잡았다.
“열면 안 된다.”
친구가 웃었다.
“안에 돈이라도 들었어요?”
할아버지는 웃지 않았다.
“아이들 손가락이다.”
아무도 말을 못 했다.
할아버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옛날에 어떤 마을에서, 원한을 풀기 위해 만든 상자가 있었다고 했다.
여자 짐승의 피를 모으고, 죽은 아이의 몸 일부를 넣고, 상자를 봉해서 저주를 만든다고 했다.
그 상자는 특히 여자와 아이에게 해롭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방에서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친구는 이미 상자를 들고 있었다.
“요즘 세상에 이런 걸 누가 믿어요.”
그리고 상자 모서리를 눌렀다.
딱.
작은 소리가 났다.
할아버지가 소리쳤다.
“놓으라고!”
하지만 늦었다.
상자 한쪽이 아주 조금 열렸다.
뚜껑이 완전히 열린 것도 아니었다.
손가락 하나 들어갈 만큼 틈이 벌어졌을 뿐이었다.
그 틈에서 검은 쌀 같은 게 몇 알 떨어졌다.
아니었다.
마른 벌레도 아니었다.
작고 검게 말라붙은 뼛조각이었다.
그다음 아주 작은 것이 하나 굴러 나왔다.
처음엔 나무 조각인 줄 알았다.
바닥에 떨어진 그것은 손가락이었다.
아이 손가락.
너무 작아서 장난감처럼 보였다.
손톱이 붙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