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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괴담

하이빔 – 상향등이 비춘 건 뒤차가 아니라 내 뒷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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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길을 벗어나면 집까지 20분 정도는 어두운 도로를 지나야 했다.
가로등은 드문드문 있었고, 낮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길이 밤에는 백미러부터 보게 만드는 길이었다.

처음 뒤차가 붙은 건 주유소를 지나고 나서였다.

검은색 픽업트럭이었다.

처음엔 거리를 두고 따라오는 것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상향등을 켰다.

확.

백미러가 하얗게 번졌다.

나는 눈이 부셔서 룸미러를 살짝 꺾었다.

“뭐야.”

속도를 조금 올렸다.

트럭도 속도를 올렸다.

차선을 바꿨다.

트럭도 바꿨다.

처음엔 시비 거는 줄 알았다.

밤길에 혼자 운전하는 사람을 보고 일부러 겁주는 인간들, 그런 뉴스도 본 적 있었다.
괜히 차를 세우면 더 위험할 것 같았다.

그 뒤로 트럭은 일정한 간격으로 상향등을 켰다.

확.

몇 초 뒤.

확.

내가 속도를 줄이면 같이 줄였고, 속도를 올리면 같이 따라왔다.

마치 나를 겁주는 게 아니라, 내가 백미러를 보게 만들려는 것처럼.

그때 뒷좌석 쪽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스윽.

가죽 시트가 눌리는 소리 같았다.

나는 바로 몸이 굳었다.

백미러를 봤다.

뒤차 상향등 때문에 뒷좌석은 하얗게 번져 보였다.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다시 앞을 봤다.

“착각이야.”

혼잣말을 했다.

그 순간 뒤차가 또 상향등을 켰다.

확.

이번에는 클랙슨까지 울렸다.

빵.

내 손이 핸들 위에서 미끄러졌다.

휴대폰으로 경찰에 전화하려고 했지만, 운전 중이라 제대로 누를 수가 없었다.
손이 너무 떨렸다.

뒤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더 가까웠다.

운전석 바로 뒤.

가죽 시트가 천천히 눌렸다가, 다시 가라앉는 소리.

나는 숨을 참았다.

트럭이 또 상향등을 켰다.

확.

그 빛이 들어온 순간, 백미러에 아주 짧게 보였다.

뒷좌석에서 뭔가가 숙여지는 모습.

사람인지 가방인지, 그림자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방금까지 없던 덩어리가 있었다.

나는 거의 울면서 차를 갓길 쪽으로 몰았다.

트럭도 뒤에 멈췄다.

나는 문을 잠그고, 휴대폰을 잡았다.

그때 트럭 운전자가 내 차 쪽으로 뛰어왔다.

창문을 조금만 내렸다.

“뭐 하는 거예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트럭 운전자는 화난 얼굴이 아니었다.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

그가 소리쳤다.

“차에서 내려요. 지금.”

나는 더 무서워졌다.

“당신이 계속 따라왔잖아요.”

그는 내 뒤쪽을 가리켰다.

“뒷좌석에 사람이 있어요.”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그 순간 뒷좌석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내 숨소리가 아니었다.

트럭 운전자가 다시 말했다.

“상향등 켤 때마다 그놈이 몸을 숙였어요. 당신 쪽으로 일어날 때마다요.”

나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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