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와 광대 인형
그 집은 넓었다.
거실도 넓고, 복도도 길고, 2층 방도 너무 많았다.
부모님은 나가기 전에 필요한 건 다 적어뒀다.
아이들 간식.
비상 연락처.
자기 전 물 마시는 시간.
울면 틀어주라는 애니메이션.
그런데 그 방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놀던 방.
벽 한쪽에 장난감 선반이 있었고, 바닥에는 블록이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구석에 광대 인형이 있었다.
사람 크기였다.
정확히 말하면, 인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컸다.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고, 무릎 위에 양손을 가지런히 올리고 있었다.
하얀 얼굴.
빨간 입.
동그란 코.
목에는 커다란 리본.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취향이 이상한 부모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신경도 안 썼다.
오히려 그 방에서 블록을 쌓고, 인형 앞을 뛰어다녔다.
나는 계속 그 인형을 봤다.
눈 때문이었다.
유리알 같은 눈이 방 안 어디서든 나를 따라오는 것 같았다.
내가 문 쪽에 서 있으면 문 쪽을 보고, 아이들 옆에 앉으면 그쪽을 보는 것 같았다.
물론 착각일 수 있었다.
광대 인형은 원래 그렇게 생겼다.
기분 나쁘라고 만든 장식품처럼.
9시쯤 아이들을 2층 방에 눕혔다.
큰아이는 금방 잠들었다.
작은아이는 물을 한 번 더 달라고 했다.
물을 가져다주고, 복도 불을 약하게 켜둔 뒤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TV를 켰다.
소리는 작게 했다.
그런데 화면을 보고 있어도 자꾸 그 방 쪽이 신경 쓰였다.
거실에서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놀이방 문이 보였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그 틈으로 광대 인형이 보였다.
아까보다 문 쪽에 가까워 보였다.
나는 리모컨을 내려놓았다.
“아니야.”
혼잣말을 했다.
내가 처음 위치를 잘못 기억한 거다.
그 방에 들어가서 제대로 확인하면 더 무서울 것 같아서 그냥 TV를 봤다.
10분쯤 지났을 때였다.
2층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아이들이 깨나 싶어서 계단 쪽을 봤다.
아무 소리도 없었다.
다시 거실로 돌아오려는데, 놀이방 문이 조금 더 열려 있었다.
그 틈으로 광대 인형 얼굴이 보였다.
이번엔 확실히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그 집 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별일 아닌 일로 전화하기 싫었지만, 그 인형을 계속 보는 것보다는 나았다.
엄마가 받았다.
“무슨 일 있어요?”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죄송한데요. 놀이방에 있는 광대 인형이 좀 무서워서요. 혹시 천 같은 걸로 덮어놔도 될까요?”
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
처음엔 통화가 끊긴 줄 알았다.
“여보세요?”
엄마 목소리가 낮아졌다.
“광대 인형이요?”
“네. 놀이방 구석에 앉아 있는 큰 인형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