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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괴담

불을 켜지 않아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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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방에 들어갔을 때, 불은 꺼져 있었다.

시계는 새벽 2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복도는 조용했고, 문 아래로 새어 나오던 빛들도 거의 다 사라져 있었다.

나는 손에 신발을 들고 있었다.

술을 많이 마신 건 아니었다.
그냥 룸메이트를 깨우고 싶지 않았다.

내 룸메이트는 다음 날 시험이 있었다.
나는 파티에 갔고, 그 애는 방에 남아 공부한다고 했다.

가기 전에도 말했다.

“늦게 들어오면 불 켜지 마. 나 진짜 자야 돼.”

나는 알겠다고 했다.

그래서 조심히 문을 열었다.

방 안은 어두웠다.

책상 쪽 스탠드도 꺼져 있었고, 창문 커튼도 닫혀 있었다.
복도 불빛이 문틈으로 조금 들어왔지만, 침대 쪽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나는 발끝으로 걸었다.

책상에 가방이 놓여 있었다.
내 지갑과 충전기가 그 안에 있었다.

내일 아침 일찍 나가야 해서, 그것만 챙기고 친구 방에서 잘 생각이었다.

룸메이트 침대 쪽에서 소리가 났다.

작게.

흐읍.

나는 멈췄다.

자는 숨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번 더 들렸다.

이번에는 목이 막힌 사람이 숨을 삼키는 소리 같았다.

나는 침대 쪽을 봤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괜찮아?”

작게 물었다.

대답은 없었다.

침대 위에서 이불이 조금 움직인 것 같았다.

나는 불을 켜려다 손을 멈췄다.

그 애가 예민하게 굴던 게 생각났다.

불 켜지 말라고 했잖아.

그냥 자는 거겠지.

나는 책상 쪽으로 갔다.

발밑에서 뭔가가 밟혔다.

끈적했다.

나는 신발 밑을 바닥에 문질렀다.

엎질러진 음료수라고 생각했다.
밤에 공부하다가 커피를 쏟았을 수도 있었다.

가방을 열고 지갑을 찾았다.

그때 뒤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긁.

긁.

벽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 같았다.

나는 등 뒤를 돌아봤다.

아무것도 안 보였다.

룸메이트 침대 쪽은 여전히 어두웠다.

“야, 자?”

대답은 없었다.

나는 더 묻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상함보다,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방 안 공기가 답답했다.

충전기를 찾고, 지갑을 챙기고, 가방 지퍼를 닫았다.

문 쪽으로 걸어가는데, 침대 쪽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

이번엔 웃음소리 같았다.

아니, 웃음이라기보다 숨이 새는 소리였다.

흐.

나는 문손잡이를 잡았다.

복도 쪽으로 나가려는 순간, 등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냥 가?”

나는 바로 굳었다.

룸메이트 목소리가 아니었다.

남자 목소리였다.

너무 낮고, 너무 가까웠다.

그런데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 목소리가 다시 말했다.

“불 안 켜?”

나는 문을 열고 나갔다.

복도에 나오자마자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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