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의 4층 거울
지하 2층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렸다.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정면에는 거울이 붙어 있었다.
8층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위로 움직였다.
3층을 지날 때, 등 뒤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환풍기는 꺼져 있었다.
표시기의 빨간색 숫자가 4로 바뀌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4층 버튼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딩동."
문이 열렸다.
정면에는 콘크리트 벽면만 보였다.
불이 꺼진 어두운 복도였다.
닫힘 버튼을 연타했다.
문은 움직이지 않았다.
정면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 내 등 뒤에 회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의 목은 오른쪽으로 90도 꺾여 있었다.
내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다시 정면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 남자가 나를 향해 한 걸음 다가와 있었다.
남자가 오른손을 내 어깨를 향해 뻗었다.
닫힘 버튼을 다시 내리쳤다.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다.
완전히 닫히기 직전, 거울 속 남자의 손가락이 내 어깨에 닿았다.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위로 움직였다.
8층에 도착하자마자 밖으로 뛰어내렸다.
아파트 복도의 센서등이 켜졌다.
흰색 티셔츠의 오른쪽 어깨에 검은색 진흙 같은 손자국이 묻어 있었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액션 카메라를 켰다.
화면을 셀카 모드로 전환하고 내 뒤쪽을 비추었다.
휴대폰 화면 속, 내 오른쪽 어깨 바로 뒤에서 90도로 꺾인 목이 똑바로 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