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가든
차가 멈춘 건 밤 열한 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비가 꽤 많이 왔다.
와이퍼를 제일 빠르게 돌려도 앞이 흐렸다.
운전하던 친구가 시동을 몇 번 더 걸었다.
끼익.
끼익.
안 걸렸다.
“아, 진짜 왜 여기서 이래.”
도로 옆은 산이었다.
반대편에는 낡은 식당 하나가 있었다.
간판은 꺼져 있었다.
그런데 안쪽 창문 하나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뒷좌석에 있던 애가 먼저 말했다.
“저기 사람 있는 거 아냐?”
아무도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휴대폰은 안 터졌다.
보험사 앱은 열리다가 멈췄다.
비는 점점 더 세졌다.
결국 셋이 차에서 내렸다.
우산은 하나뿐이었다.
셋이 같이 쓰기에는 작았다.
도로를 건너 식당 앞으로 갔다.
가까이 가니까 더 이상했다.
주차장에는 차가 한 대도 없었다.
입구 앞에는 젖은 낙엽이 뭉쳐 있었다.
유리문 안쪽은 어두웠고, 바닥에는 오래된 먼지가 깔려 있었다.
친구가 손잡이를 잡았다.
문은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자 오래된 고기 냄새가 났다.
불판에 눌어붙은 기름 냄새.
젖은 나무 냄새.
오래 닫아둔 가게 냄새.
홀에는 아무도 없었다.
테이블은 그대로였다.
의자도 정리돼 있었다.
벽에는 메뉴판이 걸려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방금까지 누가 장사하던 곳처럼 보였다.
한쪽 테이블에는 집게가 놓여 있었다.
물컵도 세 개쯤 엎어져 있었다.
계산대 옆에는 오래된 전화기가 있었다.
운전하던 친구가 말했다.
“저 전화 되나 봐봐.”
그때 안쪽에서 소리가 났다.
딸그락.
주방 쪽이었다.
셋 다 멈췄다.
다시 한 번.
딸그락.
쇠그릇끼리 부딪히는 소리였다.
“누구 계세요?”
운전하던 친구가 말했다.
대답은 없었다.
대신 주방 쪽 미닫이문이 조금 열렸다.
그리고 여자가 나왔다.
앞치마를 하고 있었다.
머리는 뒤로 묶었고, 손에는 물수건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여자는 우리를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그냥 말했다.
“세 분이세요?”
친구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창가 쪽 테이블을 가리켰다.
“이쪽 앉으세요.”
우리는 앉지 않았다.
운전하던 친구가 말했다.
“죄송한데요. 차가 고장 나서요. 전화 좀 쓸 수 있을까요?”
여자는 듣지 못한 사람처럼 움직였다.
창가 테이블로 가서 물수건을 내려놨다.
하나.
둘.
셋.
정확히 세 개였다.
그때 뒷좌석에 있던 애가 내 팔을 잡았다.
처음엔 왜 그러는지 몰랐다.
걔가 턱으로 주방 쪽을 가리켰다.
여자가 나온 문.
그 문에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녹슨 자물쇠였다.
쇠사슬도 감겨 있었다.
먼지도 그대로 앉아 있었다.
방금 열린 문처럼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걸 보고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